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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은 진 외할아버지께 보내는 증손주의 편지

편집국 | 기사입력 2016/08/16 [20:22]

김 은 진 외할아버지께 보내는 증손주의 편지

편집국 | 입력 : 2016/08/16 [20:22]
▲ 김 은 진 외할아버지께 보내는 증손주의 편지     © 편집국
[특별기고/이동현 모친]김은진 =
공룡이 살아 숨 쉬는 곳, 아름다운 고장 고성에서 살고 있는 이동현 엄마, 김은진입니다.


몇 년 전,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를 함께 보다가 아이들에게는 외증조할아버지인 저의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외할아버지를 한 번도 뵌 적이 없습니다. 3년 전 갑자기 국방부에서 연락이 와서 한국전쟁 때 특수공작원 활동을 한 외할아버지의 존재를 가족들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현충일이 되면 외할아버지의 위패를 모셔놓은 대전 국립현충원에 찾고 있습니다.


행방불명 되셨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다행히 외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할아버지의 생사라도 알 수 있어 그것만으로도 우리 가족은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병무청에서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그림·글짓기 공모전'을 연다는 이야기를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동현이가 ‘외증조할아버지’에게 편지글을 쓰고 싶다고 하여 공모전에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 동현이의 글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병무청홈페이지를 보니 정말로 글짓기 부분에서 최우수작품으로 뽑혀 있었습니다. 사실을 확인하고 우리 식구들은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시상식 날, 설레는 마음으로 동현이와 다른 가족들과 함께 창원에 있는 경남병무청을 방문하였습니다. 마술공연 등 시상식이 끝난 후 동현이가 쓴 글을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긴장한 듯 읽어나가는 ‘외증조할아버지께 보내는 편지글’을 듣던 병무청 직원 분들과 참석한 학부모 몇몇 분이 눈시울을 붉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동현이도 낭독을 하고 시상대에서 내려오면서 얼마나 울던지…. 내려오기 전까지 눈물을 꾹 참고 찬찬히 글을 읽던 우리 동현이가 너무나도 기특했습니다. 그때 그 생각을 하면 동현이의 마음이 느껴져 지금도 가슴이 찡합니다.


손녀인 저도 뵌 적 없는 외할아버지가 증손주인 아이들에게는 마음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운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 동현이가 느끼는 것처럼 저도 처음에 외할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웠고, 할아버지가 겪었을 힘겨움이나 고통을 생각하면 안타까웠습니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외할머니가 짊어지고 갔을 고통과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덜 하였을 텐데, 하고 말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특수공작원이셨던 외증조할아버지를 존경합니다. 아이들이 할아버지뿐 아니라 그 동안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 수많은 분들, 그리고 지금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전방에서 밤낮으로 애쓰는 군인들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바르게 잘 자라길 바랍니다.
이번 어린이 그림글짓기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감사함을 가지고 나라의 소중함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신 외할아버지, 하늘나라에서 할머니와 편안한 삶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군인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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